2010년 02월 12일
Stage

본격 오렌지의 헛소리 한가득 이글루,
시작합니다.
대문 3개 제공해준 엣치 감사요
그런 거 없어요.
# by | 2010/02/12 17:58 | 트랙백 | 덧글(6)

# by | 2010/02/12 17:58 | 트랙백 | 덧글(6)
터벅터벅.
오늘도 미로같이 구부러진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예민한 짐승처럼 주변을 경계했다.
드디어 따돌렸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담배를 꺼내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은 순간, 노호와도 같이 날카로운 소프라노의 목소리가 골목에 울려 퍼졌다.
“찾았다! 한서우!”
오른쪽 골목에서 흉흉한 기세로 달려오는 여자아이가 하나. 정말, 질리지도 않고, 질리지도 않고, 질리지도 않고, 이 녀석은─
“너 진짜 적당히 쫓아오라고!”
소꿉친구, 한서윤. 부모님끼리 친해서 유치원을 다니기 전부터 알고 지내서, 여동생이나 다름없는 녀석이다. 어릴 때는 몸이 약하고 소심해서 내 뒤꽁무니만 쫓아왔었는데, 건강해진 뒤로는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적극적으로 변해버렸다는 게 문제다. 설마하니, 사람이 이렇게까지 바뀌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거기 안 서! 야! 한서우!”
아아, 옛날이 그립기까지 하다. 그때만 해도 오빠, 오빠라면서 애교를 부리던 귀여운 아이였건만.
“거기, 서라니까! 멍청아!”
“누가 멍청이야! 그만 좀 쫓아오라니, 컥!”
고개를 뒤로 돌린 순간, 시야를 메운 베이지 색의 뭔가가 얼굴을 강타했다. 몸이 중심을 잃고 달리던 기세 그대로 땅바닥을 굴러, 멈췄을 때는 온 몸이 너덜너덜했다.
“크, 뭐하는 거야!”
“서라고 말했는데 도망친 네가 나쁜 거다, 뭐.”
나는 잘못 없어, 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휙, 돌려버리는 녀석의 머리를 한 대 때려주고 싶었지만, 넘어진 충격이 너무 커서 그럴 수도 없었다.
“으.”
“마, 많이 아파?”
이제야 걱정이 되는 건지, 녀석은 쭈그려 앉아 내게 물었다. 걱정이 될 것 같은 일은 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을 건지 원.
“괜찮아. 그나저나, 너 말이야.”
“응?”
“참 질리지도 않고 쫓아온다.”
내 말에 그녀는 후후, 하고 즐거운 듯이 웃었다.
"아주머니한테 부탁받았는걸. 서우 금연 좀 도와주렴, 이라고.“
이 아줌마가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한 거야. 집에 가면 좀 따져야겠다.
욱신거리는 몸을 일으켜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있자니, 그녀가 조용히 품에 안겨왔다.
“그리고, 난 평생 서우일편단심이니까.”
한서윤은 이런 여자였지, 참.
“그래그래, 고맙다. 하지만 매일 같이 날 미행하는 건 참아줘.”
“그렇게 두면, 담배 필거잖아.”
“안 필게.”
“거짓말!”
# by | 2009/11/12 21:09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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